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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조국서 갈곳 잃은 ‘전재민’ (경향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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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조국서 갈곳 잃은 ‘전재민’

이연식 지음 | 역사비평사 | 352쪽 | 1만9800원

센자키항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로 향하는 조선인들. 역사비평사 제공

센자키항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배로 향하는 조선인들. 역사비평사 제공


1946년 12월12일자 경향신문 사회면에 ‘알고도 모르는 척 경관! 친절 주간에 사망한 전재민 소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전재민 소부(戰災民 少婦)’란 전쟁으로 재난을 입은 젊은 여성을 가리킨다.

기사에 따르면 전날 종로5가 효제동 골목에서 해방 후 고국에 돌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 얼어죽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동사가 걱정된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도 이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신마저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방 직후 서울에서 전재민 동사 사건은 흔했다. 이연식 일본 소피아대 교수가 쓴 <다시 조선으로>에 따르면, 1946년 12월 서울시 장충단의 전재민 수용소 재소자 2400명 중 1700명이 영양실조와 동상에 시달렸고 날마다 7~8명이 죽었다. 수용소 재소자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수용소에도 들어가지 못한 이들의 운명은 더 혹독했다. 아사 또는 동사 위기에 처한 노숙자가 서울 시내에만 약 4000명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1947년 12월에는 만주에서 돌아왔으나 3주 동안이나 거처를 찾지 못해 남산공원에서 노숙을 하던 5세와 2세 어린이 두 명이 아버지 품에서 사망하는 가슴 아픈 사건도 벌어졌다...

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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