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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민주주의] 1강 : 지금 왜 민주주의인가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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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2013년 10월~11월에 로 5회에 걸쳐 진행되었던 역사문제연구소 연속강좌 <역사 속 민주주의 ; 제도 밖에서 보는 민주주의의 역사> 강의안을 수록한 것입니다.

 

[역사적 민주주의 강의안] 1강 : 지금 왜 민주주의인가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2013 역사문제연구소 연속강좌

역사적 민주주의 : 제도 밖에서 보는 민주주의의 역사

 

1강 : 지금 왜 민주주의인가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왜, 지금 민주주의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걸까? 역사문제연구소 민주주의 연속 강좌 제1왜 민주주의인가?’라는 강연(김동춘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성공회대 교수)은 이러한 궁금증에 답변하기 위해 마련된 강좌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정원 댓글 파동, 국가기관, 여당과 관련사회단체의 유착 (십알단과 드위터 교환), 국정원 국방부, 보훈처 등 국가기구와 검찰의 정치구도화, 표적수사, 사법부의 권력편향 판결, 국가기구의 국민 불법 사찰( 총리실, 기무사), 공안기구의 대통령 직속기구화(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등 일일이 거론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각종 사건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폭주기관차처럼 급속도로 확대되는 걸까?

  

새로운 파시즘, 전도된 전체주의의 경향?

 

  이명박 정권 이후 파시즘적인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과거와 냉전반공주의처럼 위기에 몰린 정권이 국가기관을 동원해서 진행되는 점이 있지만, 그러한 이데올로기나 정치세력이 세를 얻고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에서는 과거와 차별적이다. 과거의 경우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동원한 우익 조직이 위로부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선진 자본주의의의 다른 나라들처럼 자유주의 정치 세력의 무기력, 심각한 경제위기와 양극화 등과 더 깊이 관련되어 있다. 우선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확립되어 있으며 시민사회가 어느 정도 활성화된 현재 한국에서의 파시즘적 경향은 우선 과거 바이마르 공화국 붕괴 이후 독일과 유사한 점이 있다. 특히 아렌트가 말했듯이 이것은 부르주와 문화, 즉 개인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즉 그녀가 말했듯이 극히 경쟁적이고 성취주의 문화가 공공영역에 대한 무관심을 낳았고, 그것이 파시즘의 온상이 되었다는 지적이 자본주의 문화, 개인주의가 훨씬 사회 내 깊이 착근해 있는 현재 시점에서 매우 타당하다. (Arendt, p 307)

 

  이 점에서 한국의 박근혜 정부의 유사 공안통치, 극우반공주의의 재연은 유럽에서의 인종주의, 특히 최근 프랑스에서의 극우정치세력의 지방정치에서 압승한 것과 유사한 사회경제적 기반을 갖고 있다. 교육받는 중산층보다 훨씬 더 심한 권위주의 퍼스넬리티(authoritarian personality)를 가진 몰락한 자영업자, 하루하루를 약육강식의 시장에서 전쟁을 겪듯이 살아가야하는 빈민과 하층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치적으로는 무관심하지만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을 희구한다. 그들은 강자의 편에 서서 강자의 폭력을 찬양한다. 일베에 환호하는 청년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사회에서 실패자(loser)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좌절과 분노 위에서 파시즘은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인간 심성의 가장 악마적 본능, 지역차별주의, 남성중심주의가 매일 드러나는 국정원 댓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과연 지금 대한민국이 헌법에 명시된 진정한민주공화국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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