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의 정치이데올로기
저자 : 서중석(徐仲錫,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쪽수 : 456쪽
가격 : 18,000원
판형 : 신국판 양장본
ISBN : 89-7696-802-6
이 책의 저자인 서중석 교수는 1990년 8월 한국 학계사상 최초로 '현대사'를 소재로 박사학위를 수여한 주인공이다. 당시까지 한국사학계에서는 1919년 3·1운동 이후 역사는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았는데, 그는 학위논문 주제를 '해방 후 민족국가건설운동과 통일전선'으로 정하고 일제식민지 시기와 해방 후 시기의 역사를 연속선상에서 이해하면서 식민지와 분단을 극복하고 독립·통일된 민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움직임을 각 정치세력의 활동을 통해 그려낸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1948∼1950년에 이르는 시기 한반도의 남과 북에 각각 단독국가가 수립되는 과정을, 특히 남한에서 반공주의와 국가주의를 기반으로 분단이 고착화하는 과정으로 서술한 단행본을 펴냈다. 그리고 다시 1999년에는 {조봉암과 1950년대}(상·하)라는 제목의 책에서 조봉암에 초점을 맞춘 진보세력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1950년대 한국 사회를 개관하는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연속선상에 놓일 수 있는 것으로, 1950년대 집권자인 이승만과 그의 집권시기 한국정치와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일민주의'와 '유교문화'가 이승만의 정치이데올로기와 정치문화였음에 주목하였다.
을유년 올해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개에서 획기를 긋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 기념일의 주기가 특히 많이 겹쳐진 해이다. '한일합방' 100년, 해방 60주년, 한일협정 40년이 그것이다. 또한 긴 군사독재정권의 통치기를 마감하고 등장한 세번째 민간 정부가 비로소 역사 논쟁 또는 과거사 논쟁을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해로 기록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에서 항상 뜨거운 논쟁거리를 제공해온 '이승만 집권기'를 다룬 이 책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실 10년 전 해방 50주년을 맞았을 때부터 대형 언론기관들은 앞장서서 '이승만 살리기'에 장기간 매달렸고, 작년에도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큰 규모의 심포지엄이 열린 바 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친일파 처리문제, 김구암살사건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전쟁과 관련해서도 원인과 배경, 책임 문제가 수많은 논쟁을 제공하고 있고, 이제는 대규모 주민집단학살사건도 백일하에 드러나 있다. 조봉암 진보당사건은 그 당시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사람들은 이승만 정권 하면 대개 반공주의를 떠올린다. 그러나 해방 직후에서 1950년대 초기에 이르는 시기는 극단적인 반공주의만으로는 민중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대한민국 헌법 중 경제조항은 사회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그래서 1954년 11월의 사사오입개헌에서 바뀐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혁명적 시기에 思想戰에 맞서기 위해 정부수립과 동시에 이승만 대통령이 국가이데올로기로 제시한 것이 '일민주의'였다. 또한 일민주의는 여당격인 대한국민당의 黨是이자, 한민당과 대한국민당이 합당하여 만든 민주국민당의 당시였고, 대한청년단의 團是였으며 학도호국단의 지도원리였던 것이다. 이승만은 정부수립 직후부터 일민주의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리하여 자유당이 창당될 때(세칭 원외자유당) 발표한 선언서에서 '이 신당 결성식은 내가 50년 동안 몽상하여 모든 환란을 무릅쓰고 혁명주의로 분투하여온 목적을 달성하는 첫걸음'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정전협정 체결을 전후부터 이승만은 북진통일운동을 앞장세운 반공주의로 자신의 정권과 극우반공체제를 공고히 하지만, 그것에 더하여 반일운동을 폈고 유교문화를 강조했다. 1950년대 중후반에 반일운동은 반공운동의 보조자로서 기능했고, 그것에 유교문화가 첨가되었다. 주민집단학살, 빨갱이몰이 등과 연관되어 있는 반공주의 및 반공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었으면서도 대중들의 반일정서에 기반을 둔 반일운동, 전근대적 半봉건적 인습이나 의식과 연결되어 있는 유교문화는 1950년대 이승만정권과 극우반공체제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1. 국가이데올로기의 등장과 일민주의정당 모색
2. 일민주의와 파시즘
3. 자유당 창당과 일민주의의 운명
4. 이승만의 퍼스낼러티와 유교문화
5. 한국 야당의 두 얼굴 민주당(1955 1961)을 중심으로
6. 김창숙의 반이승만투쟁과 정치문화
7. 이승만의 반일운동과 한·일 양국인의 연대
이상 7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이승만의 정치의식과 이승만 정권기의 한국 사회의 정치문화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