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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역사비평

제목

역사비평 통권 139호 / 2022 여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8.18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49
내용




투자 권하는 사회
―개항기부터 1980년대까지, 토지와 주식투기의 한국사
지난호에 이어 ‘투자 권하는 사회’의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토지와 주식투기가 이번 호 분석 대상이다. 최은진은 1904년경부터 1910년대까지 일본인 토지투기의 양상과 식민당국의 정책적 지원을 분석했다. 일본인들이 토지를 매입하고 지주경영을 통해 자본축적에 ‘성공’하는 과정은 곧 토지투기의 식민지적 원형이 형성되는 과정이었다. 이명휘는 개항부터 1950년대까지 주식거래의 역사적 변화와 성격을 분석했다. 일제에 의해 도입된 식민지 주식시장은 투기적 도박장이 되었고, 1950년대까지도 이 체제가 유지되면서 계속 ‘파동’들을 만들어냈다. 송은영은 1970년대 이후 부동산 투기와 그 의미를 살폈다. 상류층 또는 고위층의 입소문과 공모에 의해 이루어지던 부동산투자가 1970년대 이후 중산층이 나서면서 ‘대중화’되었다. 투기에 나섰던 개인의 욕망들이 한국 사회 전체를 공간적으로 재편성하면서, 성찰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대중적 주식‘투자’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다. 이정은은 1980년대 중반 갑자기 몰아친 주식열풍과 첫 ‘개미군단’의 등장과 몰락을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대자본과 증권회사들의 이익 추구는 수많은 개미 투자자의 피해를 더욱 확대했지만, 주식소유가 개인의 체제내화를 촉진했다는 점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선을 해외로 돌려, 오도영은 영국의 사례를 통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 해결책이 아님을 보여준다. 주택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되면 향후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위협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는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우려를 전한다. 부동산 기반 자산복지 정책의 한계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한국의 주택과 복지 정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국 공공역사의 현장과 실천의 문제들
―영화, 교육, 지방, 박물관에 대한 제언과 논쟁
공공역사는 역사학계의 뜨거운 이슈다. 역설적이게도 역사학의 위기 때문에 더 그렇다. 공공역사는 학계 밖에서 다양하게 재현하고 활용하는 역사를 말하거니와, 역사학이 다양한 미디어와 주체들의 역사 이야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부각된 쟁점들이다. 공공역사는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며, 역사교사와 학자 같은 전문가들이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가?
이하나는 공공역사의 관점에서 역사영화의 쟁점과 과제를 재검토한다. 그는 역사영화는 사실의 역사라기보다는 개연성으로서 역사라고 한다. 공공성과 오락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현재적 관점으로 역사를 재조명할 것인가? 여러 난점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모색이 돋보이는 논문이다. 방지원은 공공역사가로서 역사교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 공공역사가로서 교사는 학생들 스스로 역사쓰기를 시도하는 기획자이며, 역사문화 공공기억에 대한 성찰을 이끄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영란은 역사소비 시대의 역사학자가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일로서 구술사와 지역사를 들고 있다. 누구나 역사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전문 역사학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공공역사의 구성과 공공역사가 양성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하며, 구술사와 지역사가 그 구체적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택림은 공공역사의 측면에서 여성사박물관의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여성사박물관들이 더 적극적으로 구술사를 활용하고 여성사 연구와 연계하며 명확한 수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여성 스스로 여성의 공공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서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새로운 해석과 관점의 전환
―다르게 읽기, 행간 읽기의 즐거움
장기연재 ‘세종시대의 재조명’은 벌써 4회를 맞이한다. 이번 호에서는 박정민이 ‘4군 개척’이라는 역사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하고 확장되었는가를 분석했다.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기존 역사 이야기의 기원과 실제 역사에 대한 고찰은 역사 연구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역비논단’의 논문들도 흥미진진하다. 1960년대 말 ‘갑산파’의 숙청은 북한 현대사의 한 고비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들이 ‘혁명전통’의 유일성에 대해 반기를 들고 다원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제거되었다고 설명했다. 문미라는 김일성 이후 후계체제 구상에 갑산파가 반발한 것이 숙청의 원인이었으며, 이후 항일유격대에 집중되었던 ‘혁명전통’은 김일성의 가계를 포함하여 재구성되었다고 보았다. 
문준영은 파시즘이 주장하는 것처럼 로마적 정체성과 이미지가 잊혔던 것이 아니라,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서 이미 등장하여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파시즘은 기존 문화적 전통들을 재조합하여 로마 담론을 가공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고대 한민족의 영광을 추구하는 국수적 역사인식이 부상하고 있거니와,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이 제국 로마의 역사적 계승자를 자처했던 것은 유명하다. 
영화로 제작되어 유명한 『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연상시키는 사건이 16세기 대구 한 양반 가문에서 일어났다. 최근 강명관과 권내현은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전혀 상반된 내러티브로 재해석한 책을 냈거니와, 이송희는 이 두 책의 관점과 시각을 비교, 평가하면서도 여성의 시각에서 이 사건을 보충하고 재해석한다.



[책머리에] · 전쟁과 대결, 독점과 욕망을 넘는 역사 / 이기훈

[특집] 투자 권하는 사회 ①
· 시장을 이길 수 있는가?―20세기 주식시장 읽기와 투자 기법들의 역사 / 김승우
· 1920년대 플로리다 부동산 개발 붐과 과열 투기 / 박진빈
· 버블기 일본에서 나타난 투기·투자의 특징과 그 의미 / 여인만
· 토지독점에 기초한 부동산 재벌의 도시지배와 ‘홍콩 현상’ / 조성찬
· 중국의 주식투자 열풍―정부와 핀테크 기업의 합작품 / 박철현

[연속기획] 2022 역사교육과정 개정과 그 쟁점들 ①
·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역사교육―환경사와 역사교육의 연대를 위한 제언 / 고유경

[기획] 비동맹주의의 실험과 유산
· 전후 아시아에서 ‘중립’의 이몽과 비동맹운동―한국전쟁 종전에서 인도 요인을 중심으로 / 백원담
· 제3세계 운동의 기원으로서 한국전쟁―버마의 우 누의 중립주의를 연결고리로 / 권헌익
· 1947년 아시아관계회의와 재일아시아민족회의 / 정영환

[장기연재] 세종시대의 재조명 ③
· 세종의 정벌은 정당한 전쟁이었는가―피해자와 가해자의 전도(顚倒) / 이규철

[역비논단] · 1960년대 후반 ‘건전가요’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전석환의 활동을 중심으로 / 이정엽

[서평]
 · 한국 현대사의 ‘진실’ 드러내기를 위한 어느 역사가 평생의 고투 ― 『전환기 현대사의 역사상』(서중석, 역사비평사, 2021) / 이상록
· 새로운 그러나 그다지 새롭지 않은 ― 『작은 ‘한국전쟁’들―평화를 위한 비주얼 히스토리』(강성현, 푸른역사, 2021) / 고지훈
· 자료와 열정으로 헤쳐 나간 지난한 대화의 길 ― 『한중 문학의 대화―이육사와 루쉰 그리고 한중 상호 문화 인식』(홍석표,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021) / 김미지
· 21세기의 괴물? ‘중국’을 독해하는 방법 ― 『제국주의 담론과 동아시아 근대성―현대 중국의 정치적 무의식을 찾아서』(차태근, 소명, 2021) / 오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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