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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역사비평

제목

역사비평 통권 137호 / 2021 겨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2.10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900
내용




코로나 시대의 역사화
―한국 사회 감염병 낙인과 돌봄, 그 역사적 지평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늘면서 사람들의 위기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사실 감염병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국가와 사회의 작동 원리와 민주주의적 정치, 그리고 세계적 교류와 의사소통의 규칙 자체를 위험하게 한다는 데서 더 큰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번호 기획 ‘한국 사회 감염병 낙인과 돌봄, 그 역사적 지평’에서 정준영은 ‘마스크’라는 상징적 물품을 중심으로 감염병 위기 속의 한국과 세계의 대응을 분석했다. 이 글은 방역 초기 국면의 경험을 역사화하여, 뉴노멀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풍경, 변화된 생활세계를 이해하는 몇 가지 논점들을 제기한 것이다. 국가주의에 대한 경계나 국가의 부재에 대한 공포, 과학에 대한 맹신과 무조건적인 불신 모두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을 역사화하고 분석하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전례 없는 대규모 감염병이라는 국면에서 환자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병을 옮기는 신체들이다.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지만 이는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최은경은 감염병의 사회성과 문화성을 탐색하는 성찰을 통해 질병과 재난에서 회복하는 돌봄을 모색했다. 감염병의 사회성과 문화성을 성찰하는 것은 집단적 서사를 복원하고 공동체 구성원의 돌봄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또한 공통된 경험의 차원에서 감염병 경험을 이해함으로써 질병과 재난으로부터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낙인과 혐오의 정동적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코로나 대유행 속 구성원들의 돌봄 방향에 필요한 성찰적 지혜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교’의 이름으로 재발명된 어떤 것
―동아시아 근대, 유교적 전통의 트랜스내셔널한 발명
성리학과 민족주의, 유교와 근대관료제, 천황제와 유교. 각각 맥락은 다 다르지만, 사실 원래 관련이 없는 말들을 짝지은 것이다. 그런데 반제국주의 전통과 이데올로기로, 근대화를 성공시킨 전통으로, 또는 제국주의의 새로운 이념으로 다시 발명되어 작동하고 있다. 근대성과 유교, 현실 정치와 유교를 연결시키는 이런 관념과 개념들은 어떻게 발명되었으며, 그 함의는 무엇일까? 특집 ‘동아시아 근대, 유교적 전통의 트랜스내셔널한 발명’에서 정다함, 김헌주, 강해수 세 사람의 연구는 여기에 주목한다. 정다함은 마르크스주의적 사회경제사에 대한 비판적 대안으로 막스 베버의 관료제설이 남한 학계에 수용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는 1970년대 한국의 역사학계에서 관료제를 지표로 삼는 근대화 서사가 확산되면서, 원래 막스 베버의 주장과 반대로 유교적 전통이 근대를 촉진했다는 논의를 이끌었다고 보았다. 김헌주는 어떻게 ‘주자학적 민족주의’라는 모순적 개념이 성립하고 이것이 한국 독립운동사 서술의 주류로 확립되었는지 추적한다. 강해수는 안인식 등이 유교에서 도는 하나라는 논리를 통해 근세 일본의 미토학 전통을 끌어들여 이른바 ‘황도유학’을 구성하고, 아시아 침략의 이데올로기로 확장해가는 과정을 분석했다.

지금 여기, 학술 담론의 ‘오늘’
―역비논단
이번 호에도 흥미로운 논문들이 많다. 이른바 ‘램지어’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135호의 기획에서 다룬 바 있다. 잘 알려져 있듯 램지어는 위안소의 상황에 게임 이론을 적용하는 무리수를 두었거니와, 김승우는 램지어의 이론적 바탕인 미국 법경제학의 기원을 미국 신자유주의 운동에서 찾고자 한다. 시카고학파로부터 프리드먼을 거쳐 램지어에 이르기까지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는지 분석하고 여기에 대한 비판적 접근의 길을 제안한다. 김덕호는 백색가전의 대표적 상품인 냉장고와 세탁기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대량소비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대량소비사회를 구현하게 되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이를 지연시킨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 아주 흥미롭다.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일상에서도 실패의 경험이 더 많은 교훈을 주듯이, 역사에서도 실패가 당대를 더 잘 설명하기도 한다. 홍석률은 197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과 미국의 핑퐁외교가 왜 실패했는지 분석하여, 당시 미국과 남·북한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신재준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 재한 일본인 유골의 보관 또는 송환을 둘러싼 한일 교섭과 국내 여론, 그 역사적 의미를 검토했다. 이 시기 일본인 유골 문제는 한국 사회의 대일인식·감정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인 동시에 국교 ‘정상화’의 바로미터로서 의미를 가진다.



[책머리에]
· 다시 생각하는 역사 공부의 의미 / 이기훈

[특집] 동아시아 근대, 유교적 전통의 트랜스내셔널한 발명
· 해방 이후 고려·조선시대사 연구에서의 관료제설, 막스 베버, 그리고 유교적 전통의 트랜스내셔널한 발명 / 정다함
· 근대 의병운동의 사상적 지향에 대한 사학사적 분석과 함의―‘주자학적 민족주의론’의 정립 과정을 중심으로 / 김헌주
· ‘황도유학’의 구축과 대동아의 ‘제작’―후지타 도코의 『홍도관기술의 논의를 중심으로 / 강해수

[기획] 한국 사회 감염병 낙인과 돌봄, 그 역사적 지평
· 시론: 한국 사회 감염병의 사회성·문화성과 돌봄윤리의 함의 / 최은경
· 코로나 시대 마스크 착용의 정치학―팬데믹 초기 국면의 역사화 / 정준영

[연재기획] 해외 한국학 연구의 동향과 의미 ④ 
· 알리기 위한 지역학, 알고 싶은 지역학―미국 내 한국학 수업 풍경과 연구 동향 / 권준희

[연속기획] 역사교육의 쟁점들 ② 
· 역사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대안 서사 모색 및 핵심개념 도출의 필요성 / 최병택

[역비논단]
· 미국 신자유주의의 역사 만들기―시카고학파와 ‘램지어 사태’의 과거와 현재 / 김승우
· 가전제품, 소비혁명, 그리고 한국의 대량소비사회 형성 / 김덕호
· 북한과 미국의 실패한 핑퐁외교―1979년 평양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북미 관계의 복잡성 / 홍석률
·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초, 서울 소재 일본인 유골 송환 / 신재준

[반론]
· 『냉전의 마녀들』과 국제여맹 조사 활동의 역사적 성격―신동규 교수의 비평에 답하며 / 김태우

[서평]
· 부엌에서 ‘한국적 근대’를 탐구하다―근대부엌의 탄생과 이면』(도연정, 시공문화사, 2020) / 염복규
· 1950년대 한국의 후진성을 고민했던 지식인들의 이야기―『한국 사회과학의 기원―이데올로기와 근대화의 이론 체계』(홍정완, 역사비평사, 2021) / 김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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